
자다가 갑자기 칭얼거리는 우리 아기
와이프가 빨리 가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다시 자게 하라는
눈치를 줬다.
나는 터벅터벅 아기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안아주고 달래주고 있는데 아기가 갑자기 발작하듯이 소리를 지르더니
분수토를 내뱉었다.
아기의 기도가 막힐까 봐 토닥여주면서도
나는 토사물로 더럽혀진 이불을 걱정한다
동시에 와이프를 애타게 불렀다.
신생아 때 토를 자주 하던 아기였기에
토를 받아내는 건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이번 토사물의 양은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았다.
내 옷이 완전 축축해졌으며, 냄새는 성인의 그것과 비슷했다.
아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난리도 아니었기에
밤 12시에 샤워를 시키고 로션을 다시 발라주고 눕혔다.
20분이 지났을까 또 토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와이프의 품에 안겨 토를 했고
또 한 번 엄청난 양에
와이프의 표정은 당황과 충격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에만 세번을 씻기게 됐다.
아까는 소화를 못해서 토했고 남아있던 게 또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30분 간격으로 계속 헛구역질을 하고
위액이 역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4번째 헛구역질을 할 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119에 전화해 가장 가까운 응급실을 안내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급하게 옷을 걸치고 우리 셋은 출발했다.
응급실에는 소아전문의는 없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블로그에서 여러 글을 봤지만
장염일 가능성이 높고
토를 억제하는 약과 링거를 맞으면 대부분 치유가 된다고 했다.
정말로 그렇게 처방을 받고 5시간 정도 병원에서 쉬니까,
아직 힘은 없어 보여도 어느 정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꼴딱 병원에서 밤을 새우고 나는 회사로 출근했다.
그러고 나서 와이프가 연락이 왔는데 애가 또 아파해서
동네 소아과 병원을 갔다고 한다.
병원에 갔더니 장염 아니면 요로감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둘 다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거지만 일단 가벼운 약을 먹이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검사해 보자고 했다고 한다.
받아온 약이 맛이 없는 건지 엄청나게 거부한다고 한다.
맛없는 약 먹이는 방법은 아기에게 강압적이고 잔인하지만
양팔을 못쓰게 막고 머리를 잡고 조금씩 먹이는 방법뿐이다.
점잖고 교양 있게 아기에게 약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아기가 성인보다 쓴맛을 3배 이상 더 잘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 버텨왔기에 이번 또한 조용히 지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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